130524 <문정희 / 양귀꽃 머리에 꽂고 中에서>

2023. 2. 16. 15:51Culture

우리가 서로
사랑해야 하는 이유는

세상의 강물을 나눠 마시고
세상의 채소를 나누어 먹고
...
똑같은 해와 달 아래
똑같은 주름을 만들며
산다는 것이라네.

우리가 서로 사랑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세상의 강가에서 똑같이
시간의 돌맹이를 던지며
운다는 것이라네.

바람에 나뒹굴다가 서로
누군지도 모르는 나뭇잎이나
쇠똥구리 같은 것으로
똑같이 흩어지는 것이라네.


<문정희 / 양귀꽃 머리에 꽂고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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