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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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318 좋겠다, 미량에 가면 --이재무--
좋겠다, 마량에 가면 / 이재무 몰래 숨겨놓은 애인 데불고 소문조차 아득한 포구에 가서 한 석 달 소꿉장난 같은 살림이나 살다 왔으면, ... 한나절만 돌아도 동네 안팎 구구절절 훤한, 누이의 손거울 같은 마을 마량에 가서 빈둥빈둥 세월의 봉놋방에나 누워 발가락장단에 철지난 유행가나 부르며 사투리가 구수한, 갯벌 같은 여자와 옆구리 간지럼이나 실컷 태우다 왔으면, 사람들의 눈총이야 내 알 바 아니고 조석으로 부두에 나가 낚싯대는 시늉으로나 던져두고 옥빛 바다에 시든 배추 같은 삶을 절이고 절이다가 그것도 그만 신물이 나면 통통배 얻어 타고 휭, 먼 바다 돌고 왔으면, 감쪽같이 비밀 주머니 하나 꿰차고 와서 시치미 뚝 떼고 앉아 남은 뜻도 모르고 웃음 실실 흘리며 알량한 여생 거덜냈으면... 일상에 지친 ..
2022.12.27 -
130318 너무 아픈사랑 --류근--
너무 아픈 사랑 / 류근 동백장 모텔에서 나와 뼈다귀 해장국집에서 소주잔에 낀 기름때 경건히 닦고 있는 내게 여자가 결심한 듯 말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다, 라는 말 알아요? 그 유행가 가사 이제 믿기로 했어요 믿는 자에게 기쁨이 있고 천국이 있을 테지만 여자여, 너무 아픈 사랑도 세상에는 없고 사랑이 아닌 사랑도 세상에는 없는 것 다만 사랑만이 제 힘으로 사랑을 살아내는 것이어서 사랑에 어찌 앞뒤로 집을 지을 세간이 있겠느냐 택시비 받아 집에 오면서 결별의 은유로 유행가 가사나 단속 스티커처럼 붙여오면서 차창에 기대 나는 느릿느릿 혼자 중얼거렸다 그 유행가 가사, 먼 전생에 내가 쓴 유서였다는 걸 너는 모른다
2022.12.27 -
130318 욕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아함경--
욕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마음의 고통이 존재하지 않는다. 진실로 속박에서 벗어난 사람은 모든 공포를 초월한다. ... 헛된 삶으로 이끄는 그릇된 집착을 버리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볼 때, 죽음에 대한 공포는 사라진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나면 이제 더 이상 무거울 것이 없는 것처럼, 집착을 여의고 애써 노력하며 피안에 이른 사람은 목숨을 다한 것에 만족한다. 감옥에서 풀려난 죄수처럼. 진리의 최고경지에 도달하여 세상에 대해 아무런 아쉬움도 없는 사람은 죽음을 슬퍼하지 않는다. 불타오르는 집에서 무사히 빠져 나온 사람처럼. - 아함경 -
2022.12.27 -
130318 교황 프란치스코 1세
교황 프란치스코 1세 2013년 3월 17일 사순 제5주일 묵상 율법학자들은 단죄해야 한다고 시끌시끌한데, 예수님께선 말없이 땅바닥에 뭘 쓰십니다. 그러더니 "나는 너를 단죄하지 않겠다. 너도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시며 간음죄로 잡혀온 여자를 그냥 보내주십니다. ... 단죄하지 말라는 것은 마음 문을 닫아걸지 말고, 활짝 열라는 것입니다. 다른 가능성들,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고 연대하고 포옹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들에 최대한 우리를 내맡기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마음이 내키지 않을 때조차도 두려워말고, 내 마음 문 밖에 존재하는 또 다른 지혜와 성령의 움직임을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단죄하지 말라는 것은 또한 드러난 행위 뒤의 배경이나 구조적 문제도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제의 근원과 뿌리도 함..
2022.12.27 -
130318 세상을 바꾸려면 나 자신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내가 바뀌지 않고 남을 바꿀 수 없다. 다른 사람을 바꾸려면 스스로 먼저 바뀌어야 한다.이 세상이 나아지지 않는 이유는 한 가지 때문이다. 서로가 서로를 변화시키려고만 할 뿐 자신은 변화하려고 들지 않기 때문이다.- 토마스 아담스 화장품을 팔려면 내 피부가 깨끗해야 하기에 여드름이 가득한 사람이 화장품을 팔 수는 없습니다. 자신이 행복해야 행복에 대해 얘기할 수 있고 아는 것이 없으면서 떠드는 것은 방전된 배터리로 시동을 거는 것과 같습니다. 이 세상이 어지러운 것은 이 세상이 시끄러운 것은 갖지 않은 것을 남에게 주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자기 몸 하나 건사하지 못하는 사람이 가정에서조차 대접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세상을 바꾸겠다고 정치판을 기웃거리기도 하는데 세상을 바꾸기 전에 나 자신을 바꿀 ..
2022.12.27 -
130318 상대방에 호감사는 방법--마케도니아 알렉산더대왕-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이 그리스와 페르시아, 인도에 이르기까지 대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건 용맹함과 야망 역시 한 몫을 했지만 그것 못지않게 부하의 충성심을 끌어낼 수 있는 비밀이 있었다. 그는 부하들의 이름을 외우고 전장에 출정하기 전에는 일일이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었다. “프톨로메오! 난 너의 용맹함을 알고 있다.” “텍서포스! 네가 있어 아주 든든하구나.” ... “매난드로! 이 전쟁을 나의 승리가 아니라 너의 승리로 만들어라.” 자신의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병사들의 눈빛은 달라졌고, 스스로 전쟁의 리더가 되었다.그 결과,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알렉산더의 4만 군대는 20여 만 명의 페르시아 군사와의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사람은 누구나 이름을 불러 주기를 원한다. 사람의 이름은 그 사..
2022.12.27